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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육아

[아빠육아] 아이 한 명 키우는데 드는 비용?

by Manoh 2024. 1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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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을 보다가 우연히 '아이 한 명 대학까지 키우는데 드는 비용'이라는 기사가 있길래 홀린 듯이 들어가 봤다. 내용을 보니 애기 때 기저귀값부터 시작해서 중고등학교 학원비용까지 평균을 냈을 때 총 3.5억, 한 달에 약 73만원 가량이 든다고 하더라. (2018년도 기준 내용이니 현실적으로 지금은 늘면 늘었지 줄지는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출처 : https://home.ebs.co.kr/ebsnews/menu1/newsAllView/20395572/H

 

EBS뉴스 - [잘 자랄 권리 2편] 아이 한 명 키우는데 수 억‥한부모 가정은?

/p>한부모 가정의 양육비는 어떨까요. 양육비는 자녀를 키우지 않는 부모가 아이를 키우는 부모에게 자녀가 성인이 될 때까지, ‘매월’ 지급하는 돈을 말합니다. 정부가 조사를 했더니

home.ebs.co.kr

 

* 좀 더 자세한 기사도 있는데, 읽어보면 재밌다.

출처 : http://baby.donga.com/2019-10-10-born-and-raise-receipt/02_statistics/

 

통계로 보는 임신·출산·양육

“뭐 애 하나 생긴다고 크게 달라지겠어?” 과연 그럴까. 만 6세 미만 영유아 자녀가 한 명 있을 때 생활비는 평균 293만 원이 든다.

baby.donga.com

 

# 이 기사를 읽고 마음이 좀 씁쓸했다. 사회학적으로(?) 육아에 따른 비용을 평균 내는 것은 필요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아이를 갖고 가족을 만드는 것에 소위 '가성비'를 따지려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 기사 이전에도 SNS나 유튜브를 보면 '아이를 가지면 돈이 많이 든다', '돈 모으는 건 포기해야 한다', '돈 없으면 아이 갖지 마라'라는 식을 글을 많이 봐왔어서 더욱 거부감이 컸던 것도 있다. '아이를 키운다'라는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일에 왜 그런 자본주의적 잣대를 들이밀어야 하는 건지, 안타까우면서도 한편으로는 환멸감이 들기도 했다.

 

# 물론 사람마다 가치관 차이가 있다는 것은 인정한다. 누군가에게는 아이를 갖는다는 책임감이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는 것이고, '헬조선'에 나의 자식을 남기고 싶지 않다는 의견도 개인의 취향이니 존중할 수 있다. 하지만 돈이 없어서, 혹은 돈이 아까워서라는 이유를 갖고 아이 갖는 걸 포기한다면 아래와 같은 이유로 다시 한번 생각해 보기를 강력하게 권유하고 싶다.

 

# 첫 번째, 아이를 키우는데 드는 비용은 생각만큼 많이 들지 않는다. 가족이 하나 생기는 데 돈이 안 들 수는 없다. 하지만 위의 기사처럼 '한 명당 3.5억', '월평균 73만원'이라는 개념으로 접근하면 맘 편하게 아이를 가질 수 있는 사람은 대한민국에서 몇 퍼센트 안될 것이다. 저 수치들은 만 18세까지 점진적으로 늘어나는 비용에 대한 '평균'을 내놓은 것이다. (위의 기사에서만 해도 실제로는 돈이 더 든다는 식으로 겁을 주는데, 본인들도 '평균치'라는 걸 명시하면서도 어떻게 저런 말을 함부로 쓰는 건지,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사교육비만 예를 들어도 말 그대로 천장이 없지 않은가, 대한민국 모든 학생들이 대치동에서 학원을 다니고 몇백만원짜리 과외를 받지는 않는다. 아이 때 드는 분유값이나 기저귀값이 몇십만원이나 할 정도로 많지도 않고, 요즘은 형편이 어려운 가계를 대상으로 이런저런 지원사업도 많이 시행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중고등학교 들어가면서 지출되는 비용이 당연히 늘어나긴 하겠지만, 가계 여건에 맞춰서 충분히 조절할 수 있는 부분이다. 가정의 여건에 따라 충분히 맞춰나갈 수 있는 비용들이기 때문에 저런 평균치에 놀라 섣불리 아이 갖는 걸 포기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 두 번째, 아이를 키우는데 드는 '비용'에 비해 부모가 얻게 되는 '보상'은 훨씬 크다. 물론 그 보상은 대부분 무형의 것들이다. 행복함, 감사함, 뿌듯함, 대견함, 자랑스러움, 기특함 등등 지금 고작 두 살배기 아이를 키우고 있음에도 아이를 위해 쓰는 돈은 하나도 안 아까울 정도로 아이를 키우기 잘했다는 생각을 매일매일 한다. 그리고 진짜 자본주의적으로 고려해 보자면, 아이를 위해 3억 5천을 투자했을 때 아이가 이후에 더 큰 금전적 보상을 해줄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아이가 성공하여 부모의 집을 사주거나 여행을 보내준다고 생각해보라. 아이 없는 부모들이 노년기를 오롯이 본인들의 책임으로 꾸려가야 한다면, 아이 있는 부모들은 노년기에 어려움이 생길 때 자식들이라는 든든한 지원군이 생긴다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꼭 물질적 지원이 아니라도 말이다.

 

# 솔직한 내 생각을 말해보자면, 아이를 키우는 비용이 너무 비싸기 때문에 난 아이를 키우지 않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아이를 더 잘 키울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아이를 키우는 것에 대한 부담과 책임감을 금전적인 요소부터라도 꼼꼼히 고려를 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아이를 제대로 못 키우는 사람들은 아무 생각없이 그냥 '생겼으니까 낳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에게 돈은 그렇게 큰 문제가 아니다, 아이를 낳아서 잘 키워보라고 적극 권유하고 싶은 것이다.

 

# 아이를 키우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긴 하다. 돈이 많이 드는 일도 맞기 때문에 금전적인 부분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것은 말도 안 되긴 한다. 다만, 아이 키우는데 3억 5천이 드니까, 그래서 아이는 못 가지겠다는 일차원적인 생각만으로 포기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의 여건에 맞추면서 충분히 잘 키울 수 있고, 아이를 키움으로써 우리가 받게 되는 보상은 가치를 매길 수 없을 정도로 귀중하다. 이건 내가 보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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