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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육아

[아빠육아] 둘째를 기다리는 첫째의 불안함

by Manoh 2024. 10.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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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2남 중 장남으로 동생과 4살 차이가 난다. 나이 차이가 적은 편은 아니라서 어렸을 때는 동생이 뭐를 하던 다 한심해보여 동생을 많이 무시했다. 때문에 20대 때는 동생과 사이가 안 좋아서 대화도 거의 없었고, 나나 동생이나 서로에게 별로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내가 결혼을 하고 분가를 하면서 동생이 부모님을 케어하기 시작했고 그때부터 우리의 관계가 많이 좋아진 것 같다. 동생이 내 역할을 해주니 나도 고마웠고, 동생도 내 역할을 하다보니 나를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요즘도 둘 다 남자이다보니 매일같이 연락하고 그러지는 않지만, 내 핏줄인 동생이 있다는 것 만으로 내게 큰 지지대가 있다는 느낌이 든다.

 

# 가족의 중요성, 특히 형제자매의 중요성은 어렸을 때는 느끼기 힘든 것 같다. 어릴 때는 아무래도 인생의 동반자 느낌이라기 보다는 경쟁자의 느낌이 더 강하니까. 우리 아이도 요즘 둘째의 존재를 부정하기 바쁘다. 아빠가 좋고 엄마가 좋아도 둘째에게는 조금의 여지도 주지 않고 싫어한다. 자기가 갖고 노는 타요에 아빠랑 엄마랑 자기는 타면서 동생은 절대 안 태운다고 짜증을 낸다. 그렇게 짜증을 내는 아기같은 모습이 귀엽긴 하지만 아빠로서 조금은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 아이가 저렇게 둘째를 싫어하니 나나 와이프나 걱정이 돼서 유튜브로 이런 경우에 부모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다양한 게시물들을 찾아봤다. 오은영 박사님부터 해서 많은 분들의 조언을 들으면서 정리해보니 결론은 이것이다.

 

"첫째에게 둘째를 억지로 받아들이게 해서는 안된다." 

 

# 아직 둘째가 나오지 않은 시점에서 아이가 동생을 싫어할까봐, 혹은 아이가 자기는 더는 사랑받지 못한다고 생각할까봐 지레 겁먹어 둘째를 억지로 좋아하도록 하고, 오빠로서의 역할을 알려주는 게 아이에게 더 큰 반발심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둘쨰가 나와도 첫째가 소외되지 않기 위해서 부모가 신경써주는 것은 기본이고, 첫째에게 무조건적인 양보를 바라거나 동생을 챙겨주기를 바라서는 안된다고 한다. 첫째도 여전히 아이가 아닌가. 한창 떼쓸 나이고 자기꺼에 대한 집착이 심할 나이다. 그걸 첫째라는 명목으로 못하게 하는게 아니라 오히려 그럴 때일수록 더욱 첫째의 마음을 살펴주고 첫째의 바운더리를 지켜주면서 자신의 기둥을 튼튼하게 해줘야 동생을 챙겨줄 힘이 생긴다는 것이다.

 

# 여러 유튜브 영상 중 가장 내가 가장 많은 걸 배웠던 영상의 링크를 남긴다. 아마 육아하는 부모님이라면 다들 알고계실 하정훈 원장님의 유튜브 영상이다. 하정훈 원장님은 아이가 아닌 가족 전체가 중심이 되어야 하고, 이를 기초로 하면 둘째 문제 뿐 아니라 육아하면서 생기는 많은 문제상황을 해결하는 마중물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아이가 주인공이 아닌 '가족'이 기초가 되는 질서를 세워야 한다는 의미로 이해를 하니 마릿속이 명쾌해지는 느낌이 들더라. 나와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있다면 꼭 시청해보기를 바란다.

 

* 유튜브 링크 : https://www.youtube.com/watch?v=epC4hLCW58w

 

# 여러 동영상을 보면서 우리가 너무 아이의 감정을 '맞춰주는' 데에만 신경을 쓰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보게 됐다. 반대로 아이가 우리 가족 안에 생기는 여러 변화에 맞출 수 있도록 해야하는 것 같다. 그게 나중에 사회에 나가서 아이가 적응할 수 있는 뿌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동생이 생기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인 만큼 둘째를 어거지로 받아들이도록 하기보다는 둘째의 존재를 자연스럽게 우리 가족 안에 편입시키고, 나중에 둘째가 우리 집에 와도 아이에게 억지로 둘째를 이뻐해달라고 강요하기 보다는 먼저 천천히 지켜보려한다.. 아이가 둘째를 싫어하면 제지하고, 이뻐하면 칭찬해주고 하는 방식으로 천천히 아이가 동생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기다려주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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