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갈수록 듣기 힘든 말로 '감사합니다'와 '죄송합니다'가 있는 것 같다. 식당에서 주인이 음식을 내줘도 자기는 돈을 냈으니까 감사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고,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자존심 상하고 상대방에게 지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사람들도 있더라. 참으로 삭막한 세상이고,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없는 세상이 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 나는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의식적으로 인사와 감사표현 등을 아낌없이 쓰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내가 남을 대하는 태도가 남이 나를 대하는 태도가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가 경험하고 주변 사람들을 지켜본 바로는 맞는 말이었다. 회사에서 인사를 잘하고, 감사를 잘하는 사람들은 주변에 사람이 따른다. 자연스럽게 우호적인 관계가 쌓이기 때문이다. 처음 보는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감사는 좋은 윤활유가 된다. 나 역시 업무 특성상 처음 보는 사람이 매우 많은데, 처음 만났을 때 인사하고 사소한 일에 감사를 표하는 것만으로도 상대방의 태도가 좋아지는게 눈에 보인다. 물론 안 그런 사람들도 있지만, 그건 그 사람의 문제이지 나의 문제는 아니다.
# 하지만 내가 상대방에게 감사를 표현한다고 상대도 나에게 감사를 표현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감사함은 양방향이 아닌 일방향의 감정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상대방에게 감사하면 그걸로 끝이고, 상대방이 감사를 받아주거나 거부할 것은 없다. (미안함은 다를 수 있다. 내가 상대방에게 미안하다고 사과를 해도 상대방이 그걸 받아주지 않을 수가 있다. 본인의 상처나 피해가 사과를 받아들일 정도로 작아지지 않았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내가 감사함을 표현한다고 상대방이 무조건 나에게 우호적으로 되어야 한다는 의무도 없다. 그런걸 기대하는 건 진짜 감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감사는 그저 상대방이 나에게 해준 호의에 대한 나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 뿐이다. 그 외에 이것저것을 바라고 요구하기 때문에 감사에 머뭇거림이 생기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 요약하자면 감사는 어떤 대가로써 하는 것도 아니고, 어떤 대가를 바라고 하는 것도 아니다. 내가 위에 감사를 표현하면서 생긴 장점들을 썼지만 이건 감사 표현의 자연스러운 긍정적인 효과일뿐, 이런 걸 바라고 감사 표현을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감사합니다'는 그저 나의 마음과 감정을 표현하는 한마디 문장일 뿐이다. 감사에 너무 큰 의미를 갖지도, 어떠한 목적도 갖지도 말고 순수한 마음으로 감사를 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나의 감사함이라는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상대방 역시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이런 선순환을 통해 더욱 '감사할 줄 아는' 사회로 변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또, 스스로에 대한 감사도 아끼지 말고 하자. 퇴근하면서, 또는 자기 전에 거울을 보면서 "오늘 하루 고생했다. 고맙다."고 이야기해주면 고된 하루에도 하나의 따뜻한 순간이 생기지 않을까?
# 우리 아이들도 인사와 감사표현을 아끼지 않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나와 아내는 모범을 보이려 노력하고 있다. 우리 아이들이 자신의 감사한 마음을 어떠한 거부감이나 편견없이 편하게 표현할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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