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스스로 느끼는 나의 단점 중 하나는 욱하는 성질이 있다는 것이다. 일하면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다보면 우호적인 사람도 있고, 적대적인 사람들도 있다. 이제 사람을 다루는(?) 스킬이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하지만 가끔 첫마디부터 틱틱거리면서 말꼬리나 잡는 사람들을 보면 나도 모르게 욱하면서 날카롭게 말을 하게 된다.
# 근데 문제는 애당초 적대적인 사람에게 날이 선 말투를 할수록 역효과만 난다는 점이다. 결국 서로간에 따지듯이 쏘아붙이다가 통보식으로 대화가 마무리되는데, 이렇게 되면 사실 대화가 끝나고도 불쾌한 감정만이 남는다. 상대방에게 욕을 하고 비하를 한다고 당연히 기분이 좋아질 리도 없잖은가. 또 나중에 내가 옳다고 결론이 났다 해도 이미 상호간에 감정이 상할대로 상한 상태이니 관계까 회복는 경우도 별로 없다. 결국 나의 욱하는 성질이 나 자신에게 하나도 좋은 점이 없는 것이다.
# 오늘도 현장에서 업무 관련 대화 중 상대방의 적대적인 태도에 나도 모르게 욱해버렸다. 상대방이 말을 납득하지 않고 화만 나면 나도 더 이상 대화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오늘도 역시 상대방이 강하게 나오니 알아서 하라고, 우리는 우리 규정에 근거해서 업무처리 한 것이고 근거규정 보낼테니 알아서 하라고 툭 던지고 자리를 일어났다. 당연히 나오면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 상대방이 말귀를 못 알아먹는 것도 화가 나지만, 나 역시 감정적으로 대한 것에 화가 나더라. 상대방이 우리 규정에 대해서 잘 모를수도 있는 것인데 나 역시 그냥 일방적으로 쏘아대기만 한 건 아닌지 하는 후회도 들었다.
#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우리 부서의 어떤 대리님 생각이 난다. 나보다 한 10년정도 회사생활을 오래하셨는데, 진짜 어떤 상황에서도 화내거나 목소리가 커지는 일이 없었다. 그 전 지사에서도 보살로 소문이 났었다고 한다. 가끔 옆에서 회의나 응대하는 것을 보면 충분히 욱할만한 상황에서도 허허 하면서 스무스하게 대화를 이어나가는데, 보면서도 어떻게 저럴 수 있지 하는 감탄이 들 정도였다.
# 나도 그렇게 강대강이 아니라 대나무처럼 불어오는 바람에도 꺾어지 않고 유연하게 휘어지는 사람이 되고 싶다. 상대방이 나한테 적대적으로 대하면 당연히 기분이 나쁠 수 밖에 없지만, 그렇다고 나까지 상대방에게 욱한다고 마냥 통쾌하고 기분이 좋아지는 것도 아니더라. 업무를 하면서 나와 관계되는 사람이 무조건 나에게 우호적이도록 바꿀 수는 없으니, 적대적인 사람을 대하는 나의 방식을 바꾸는 것이 결국은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아닐까? 바람에 맞서 꺾이지 않고 자연스레 휘어지는 대나무처럼 나도 어떤 사람과도 충돌하지 않고 유연하게 대할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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