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어렸을때부터도 그렇게 집중력이 높은 편은 아니었다. 기본적으로 집에서는 집중 자체를 하지 못해서 맨날 나가서 공부를 했고, 그때도 한번에 3~4시간씩 엉덩이를 꾹 붙이고 공부하는 타입은 아니었다. 나이를 먹으니 요즘 사회적 문제가 되고있는 쇼츠/릴스와 같은 숏폼 컨텐츠의 유행이 당연히 나에게도 영향을 주었고, 밥 먹을 때나 아이와 놀 때도 옆에서 쇼츠를 휙휙 넘기고 있는 나 자신이 너무나도 싫어졌다. 문제는 그러고서 또 좀 지나면 나도 모르게 폰을 보고있다는 것이다.
# 아이를 낳고 '내가 아빠로 모범을 보여야한다'는 생각을 가진 후로 이런 도파민 중독을 이겨내기 위해 노력 중이다. 나의 목표 세가지로는 1. 아이랑 놀 때는 폰 보지 않기, 2. 같이 밥 먹을 때 폰 안보기, 3. 침대에서 폰 안보기가 있다. 슬프게도 지금은 뭐 하나 제대로 습관화 된 것이 없다. 그나마 1과 2는 실패해도 계속 다시 도전하면서 어느정도 성과를 보이지만 3은 너무 힘들다.
# 나는 괴담 유튜브를 틀어놓으면서 잠에 드는게 습관인데, 아이가 아빠에 대한 집착이 심해지면서 잘때도 꼭 내쪽에 와서 잠에 들려고 한다. 폰 화면이 틀어져있으면 아이 눈에 안 좋을거라 그 때는 폰을 끄고 같이 자는데, 사실 아이 눈에만 안 좋은건 아닐 것 아닌가. 불끄고 유튜브 소리 없이 조용한 상태에서 잠에 들라하면 이런저런 잡생각이 나기 시작하고 어떤 때는 그 생각이 꼬리의 꼬리를 물어 잠을 깨우기도 한다. 몇번 그런 경험을 하다보니까 유튜브를 틀어놓고 잠드는게 습관이 된 것 같다. 물론 그게 핑계가 될 순 없다. 잠드는 과정을 일종의 명상으로 생각하면서 마음과 머리를 비우고 아이와 함께 잠드는 연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 우리 아이가 크면서 휴대폰을 갖게 되면 또 쇼츠/릴스 등 도파민의 유혹에 쉽게 빠지게 될 것이다. 그래서 그 시기가 되기 전에 집중력을 키우는 활동을 같이 하면서 내실을 쌓아두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도파민 중독에서 벗어나고 집중력을 높이는 훈련을 계속 하려한다. 아이와 저녁시간에 같이 대화하며 밥먹고, 또 같이 자기가 보고싶은 책도 보는 시간을 가지면 아빠로서 너무 뿌듯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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