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석연휴에 건강검진까지, 휴일 포함하여 장장 9일 간의 긴 휴가를 마치고 다시 한주를 시작한다. 오래 쉬면 쉴 때는 참 좋지만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의 후유증이 크다.
# 나태지옥을 벗어나기 위해 나는 하루를 촘촘하게 꾸려서 운영하고 있었고, 일상 속에서 꾸준히 루틴을 돌리다보면 어렵지 않게 하루의 할 일들을 해나갈 수 있다. 하지만 연휴동안 그 루틴을 계속해 나가는건 나한테 불가능에 가까운 일인걸 알기 때문에 쉴때는 편하게 쉬자는 마인드로 대부분의 루틴을 멈췄다.
# 그런데 이 '글을 안쓰는' 관성이 고작 5일 만들어졌음에도(주말에는 원래부터 안썼으니까) 블로그에 다시 들어갈 의욕이 안생기더라. 어떤 글을 쓰려고 마음을 먹으면 글을 써내려가는 건 크게 힘든 일도 아님에도 그냥 그런 걸 하는 것 자체가 다시 귀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 쓰기 시작하니까 또 그 관성이 나를 나아가지 못하게 끌어가는 것이다. 다행히 지금의 내 감정에 대해서 솔직하게 풀어보자는 마음으로 글쓰기를 시작했고 이런 내 자신이 자랑스럽지만, 한편으로 이 관성이라는 게 순식간에 사람을 또 나태지옥으로 빠트리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니 무섭기도 하다. 아직 나는 멀었구나 하는 다소 우울한 생각도 들었다.
# 아직까지는 글쓰기가 나에게 '즐거움'을 주지는 않는 것 같다. 약간은 의무감에 글쓰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1일 1글쓰기는 지속해나갈 것이다. 한 사람의 시야는 그 어휘력에 비례한다는 말이 있지 않는가. 글을 쓰면서 느끼는 장점 중 하나는 평소에 말로는 사용하지 않는 어휘를 사용하게 되고, 또 고민한다는 것이다. 뭐 약간은 허세식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문어체와 구어체가 따로있듯이 글을 쓸때 더 어울리는 단어가 있는건 맞고 그런 것에 대한 고민을 하는 것 자체가 어휘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글을 쓰면서 주제에 관한 생각을 한번 더 해보고, 관련된 기억과 경험을 떠올리는 것도 재미를 준다. 글을 쓰면서 나름의 서론/본론/결론을 만들어가는 것이 내 논리력과 화법에 좋은 영향을 주기도 한다. 이런저런 장점들이 있기 때문에 오늘도 나는 글쓰기로 마음먹은 것이고 이게 결국 나의 재미로 자리잡기를 원하는 것이다.
# 나의 1일 1글쓰기의 목적은 글쓰기의 즐거움을 깨우치고 글쓰기를 내 삶의 일부로 만드는 것이다. 지금은 일기장 형식으로 내가 쓰고싶은 걸 막 쓰고있지만 나중에는 좀 더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글을 써보고 싶기도 하다. 하여튼, 고작 5일 정도의 글을 안쓰는 관성이 이길수 없는 '글쓰는게 재밌는' 관성을 만들어 봐야겠다. 자, 오늘부터 다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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