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27 작성 후 바보같이 임시저장만 해놓고 포스팅하지 못한 글을 지금 올림.
# 나는 바보같이 화를 다 참고 견디는 타입은 아니지만, 내가 조금 불편해도 왠만하면 좋게좋게 넘어가자는 주의이다. 식당 음식에서 머리카락이 나와도 그냥 빼고 대충 먹고, 업무를 볼 때 업무분장이 명확하지 않는 건들도 굳이 선을 긋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거면 해버리는 스타일이다. 이렇게 살면서 크게 억울하거나 스트레스 받었던 경험은 없었지만, 이 책의 제목을 보니 혹시 내가 화낼 상황에서도 화를 내지 않아 남들에게 만만하게 보이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 아닌 걱정이 들어 읽기 시작했다.
# 이 책은 처음에 우리가 쉽게 화를 내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짚어보고, 화를 내는 것의 중요성을 알아본 후, 화를 '잘' 내는 방법에 대해 서술한다. 화를 '잘' 내야 하는 이유는, 화를 제대로 현명하게 내지 못하면 내고나서 후회와 찝찝함으로 밤잠을 이루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 국어사전에서 '화'는 "몹시 못마땅하거나 언짢아서 나는 성"이라고 정의한다. 즉 뭔가가 맘에 안들어서 생기는 감정이라는 것이다. 이런 화라는 감정이 드는것이 반드시 부정적인 결과로만 이어지는 건 아니다. 똑똑하고 현명하게 화를 내면 모두에게 긍정적인 결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 그럼 똑똑하고 현명하게 화를 낸다는 건 어떤 것일까? 우리가 화를 내는 궁극적인 목적은 두 가지라고 본다. 첫째는 상대방의 말과 행동에 상처받았음을 드러내고 공감과 사과를 받기 위함이고, 둘째는 나에게 상처가 되는 말과 행동을 멈추기 위함이다. 그런데 우리가 감정적으로 욕하거나 소리를 지르는 방식으로는 이런 목적을 달성할 수 없고, 오히려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우리 대부분이 알고 있을 것이다.
# 먼저 중요한 것은 화의 연료, 스트레스를 쌓지 않는 것이다. 평소에 화의 연료가 쌓여있으면 화가 폭발할때 당연히 그 크기가 주체가 안되어 감정 과잉의 상태가 될 수 밖에 없다. 스트레스를 쌓지 않기 위해 저자는 운동같은 간단한 신체활동에서부터 자신의 감정을 주변 사람에 말하거나 글로 쓰는 것과 같은 분출구를 만들어볼 것을 강조한다. 나 역시 엊그제 금주일기를 쓰면서, 술 마시는 걸 참지 못하는 나 자신에 대해 그냥 자책하고 후회하는 것보다 이렇게 글로써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다시 한번 다짐을 되새기는 것이 더 도움이 되는구나 하는걸 크게 느꼈다. 나에게 상처를 주는게 아닌 앞으로 어떻게 할지에 대해 건설적으로 생각해보는 시간이 된 것이다.
# 또 하나 좋다고 생각한 내용은, 상대방을 탓하는 투로 화를 내기 보다는 "그렇게 느껴서" 화가 난다고 이야기를 해보자는 것이었다. "너가 말을 그런식으로 하니까 화가 난다"고 말하기 보다는 "너의 그런 말투가 나를 무시하는 것처럼 느껴져서 화가 난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렇게 말을 바꾸면 상대방은 우리가 왜 화를 내는지 좀 더 명확하게 알 수 있게 되고, 자신이 그럴 의도가 없었다고 말하면서 사과하기도 쉬워지는 것이다. 나도 백번 공감하는 내용이다. 다짜고짜 "일처리를 이렇게 하면 어떡하냐"고 하면 당연히 상대방도 반발심리가 먼저 들것이다. "일처리를 이렇게 하면 업무 표준 프로세스와 맞지 않아서 뒷 단계에도 문제가 오지 않겠느냐" 하는 식으로 상대방의 행동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함께 알려주면 왜 일처리를 이렇게 하면 안되는지 알 수 있으면서도 본인이 거기까지는 몰랐다는 식으로 변명거리를 줄 수도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느껴서" 화법을 써보니 내가 왜 화가 나는지에 대해 잠깐이라도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면서 '이정도로 화낼 건 아니구나'하고 필터링이 한번 되더라. 화가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 결국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은 화를 낸다는 것이 결코 감정적이어서 좋을게 없다는 것이다. 나 역시 갈등상황에서 감정이 앞서 좋을게 별로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많은 공감을 하며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그렇게 느껴서" 화법도 내가 타인을 대할 때 도움이 되기도 했다. 내가 화를 못낸다고 생각하는 사람 뿐 아니라 화를 너무 많이 낸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읽어보기를 추천하는 책이다. 또한, 저자가 마지막에 말한대로 '사람은 진리를 깨달을 때가 아니라 이를 실천할때 진짜 변화가 시작되기' 때문에, 그냥 읽고 덮지 말고 하나씩이라도 실천하는 시간을 가져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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