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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아재의 독후감] 아이는 무엇으로 자라는가 / 버지니아 사티어

by Manoh 2024. 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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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을 보고 매료되어 읽게 된 책이다. 약간 부모학개론? 부모실전? 같은 느낌으로 아이를 처음 키워보는 부모가 한번씩 읽어보면 좋은 내용으로 채워져있다. 언뜻 당연한 얘기 같기도 하지만 그래도 글로 보면 스스로를 다잡는 계기가 된다. 다만 이 책에서 상정하는 아이는 어느정도 소통이 가능한 시기부터로 설정되어있어, 아직 우리 아이에게 적용할만한 내용은 크게 많지는 않더라. 그래도 어떤 마인드로 아이를 대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충분한 도움이 된다.

 

# 가장 기본적인 마인드는 '아이도 똑같은 사람이다'라는 것이다. '애기가 뭘 알겠어'하는 마인드나 '애기한테 다 맞춰줘야지'하는 마인드는 자녀의 성장에 좋지 않다. 아이를 어른과 동등한 인격체로 생각하여 그들의 감정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부모가 무시하거나 멋대로 해석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아빠가 집에 왔을때 "아빠 오늘 회사에서 안좋은 일 있으셨어요?"라고 아이가 물었을때 "너는 어려서 몰라도 돼"와 같은 대답을 하는게 아니라, "아빠가 이러저러 해서 기분이 안좋았어"하고 동등한 입장에서 소통을 해야 아이의 독립적인 자아가 올바르게 형성될 수 있다.

 

# 또 하나 중요한 것, 절대 아이 앞에서 부부 간의 험담을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책에서는 '아버지와의 실제 경험을 통해 아버지를 아는 자녀가 몇이나 될까? 대개는 어머니의 시선을 통해 아버지를 알게 되지 않는가?'하고 묻는다. 나도 일견 공감한다. 하루 중에 가족이 모두 모여 함께 있는 시간은 생각보다 적다. 아이는 아빠를 통해 엄마에 대해 듣는 게 많고, 또 엄마를 통해 아빠에 대해 듣는 게 많다. (한국사회에서는 후자가 더 많을 것이다) 나중에 사춘기에 접어들면 그런 상황이 더 많아질텐데, 이 때 부부가 서로를 칭찬하고 대변해주지는 못할 망정 서로 비난하기만 한다면 당연히 아이는 왜곡된 감정을 품게 될 것이고 이는 가족 전체의 관계의 파국을 초래할 것이다. 아이가 많이 어릴 때도 마찬가지다. 자녀를 키우는 부모는 모두 공감하겠지만, 어린아이도 다 눈치가 있고 부모님이 싸우면 그 분위기를 귀신같이 읽는다. 엄마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른다 해도 아빠에 대해 말할 때 짓는 표정이나, 취하는 행동을 보면서 '아빠를 싫어하는구나, 비난하는구나'하고 충분히 느낀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이에게 뭔가 말할 때에는, 특히 부부 서로에 대해 말할때는 조심 또 조심해서 말해야한다.

 

# 책에서는 부모가 아이의 자존감 형성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강조한다. 아이가 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다양한 외부적 자극에 노출되는데, 그 전까지 부모와 함께 하면서 아이의 자존감이 얼마나 올바르게 형성되었는지가 외부적 자극에 대응하는 방식을 결정한다. 어렸을 때부터 아이의 행동이나 감정을 지지해주지 않아 스스로에 대한 의구심이 많게 자라면 당연히 외부적 자극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 반면에 부모가 아이를 단단하게 지지해왔다면, 외부적 자극에도 쉽게 휩쓸리지 않고 중심을 잘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 여기에 첨언하자면, 아이에 대한 지지가 무조건적인 아이 편들기로 변질되선 안된다는 생각이다. 세상에 나쁜 아이는 없다. 나쁜 부모가 있을 뿐이다. 아이가 잘못된 행동을 했을때 그걸 교정하고 훈육하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자기 자식이 밖에서 욕먹고 다니는게 싫다면, 부모가 앞장서서 자식이 욕먹을 짓을 안하게 잘 가르쳐야한다. "왜 우리 애 기를 죽이고 그러세요?"라는 말은 아이에게도, 부모에게도, 또 앞으로 아이와 만나게 될 많은 사람들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아이의 감정을 공감해주는 것과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것은 명확하게 다르다. 그 둘을 구분하고 둘 다 신경써야 진짜 올바르고 자존감 있는 아이로 자라는 것이다.

 

# 요즘에는 오은영 박사님부터 해서 아이의 마음챙김, 자존감 등에 대해 들을 기회가 많다. 이 책도 그런 개론적인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에 굳이 이 책을 또 볼 필요가 있나? 싶을 수도 있지만, TV 등 영상매체로 보는 것과 활자로 읽는 것은 또 다른 느낌이다. 하나의 논문을 읽는 느낌이고, 또 열심히 공부하는 느낌이 든다. 따라서 머릿속에 더 잘 남게 된다. '금쪽같은 내새끼'를 보면서 열심히 공부하는 예비 부모가 있으면 한번 읽어보라고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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