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아이는 자동차를 정말 좋아한다. 집에 있는 장난감은 죄다 자동차이고, 집에서 그렇게 자동차를 갖고 놀아도 키즈카페나 놀이터에 가면 또 자동차면 그렇게 가지고 논다. 아이한테 다른 것도 갖고 놀아보라고 강요하지는 않지만 문제는 바깥에서 자동차를 자기 혼자만 가지고 놀려고 욕심을 부리는거다.
# 주말에 아이를 데리고 키즈카페에 가면 역시나 바로 자동차 코너로 달려간다. 근데 거기서 그냥 자동차를 갖고놀기만 하면 괜찮은데, 몇대나 자기 손에 들고 다른 데를 돌아다니려 하는 것이다. 자동차를 가지고 노는거보다는 그걸 자기가 갖고 있으려고 하는데 주안점을 두는 것 같다. 아이한테 '이거는 같이 갖고 노는거야, 너꺼가 아니야'라고 아무리 말해도 계속 내꺼야 하면서 도망가려고 하니까 화가 안 날수가 없더라. 한번은 자동차를 뺏어서 제자리에 놓고 집에 가는 시늉을 하니까 울고불고 난리를 치는 것이다.
# 어찌저찌하여 잘 얘기하고 타이르니까 아이도 더는 자기꺼라고 욕심 안부리고 잘 갖고놀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러다가 옆에 다른 아이가 와서 놀기 시작하니까 또 자동차를 독차지하려 하는 것이다. 내가 그런 행동을 보면서 단호하게 '같이 갖고 노는거야' 하니까 아이가 내 눈치를 슬슬 보더니 자동차를 내려놓고 같이 놀기 시작하는 것이다.
# 아이에게 같이 가지고 놀아야한다는 개념을 알려준 건 잘한 일이지만, 그 과정에서 아이가 내 눈치를 보는 모습이 짠하고 맘이 아팠다. 내가 아이에게 너무 화를 낸건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후회가 되기도 하고, 또 아이에게 잘못된 건 알려줘야 하는거니까 어쩔수 없다는 마음이 들기도 하고.. 여러모로 복잡한 마음이 들었다. 아이에게 감정적으로 화내지 않고 단호하게 얘기하는 것을 철칙으로 삼았지만, 아이가 내 눈치를 본다는걸 느끼게 되니 내가 감정적인 컨트롤을 잘 하지 못했나 하는 생각이 물밀듯이 쏟아졌다.
# 오늘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아이가 내 눈치를 봤던 것에 대한 나의 감정을 회고하고, 또 앞으로 어떻게 아이에게 옳고 그름을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솔직히 나도 뭐가 맞는건지 모르겠다. 이성적으로는 아이에게 기본적 도덕과 예절을 명확하게 알려줘야 한다는 걸 알지만, 그 과정에서 아이가 나의 눈치를 보게 되니 미안하고 후회스러운 마음이 가득 들기도 한다. 이런 지점이 부모가 맞닥뜨리게 되는 육아의 어려운 부분인 것 같다. 어떤게 아이에게 옳으면서, 또 아이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방법인지 계속 고민해봐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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