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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육아

[아빠육아] 외벌이 아빠와 육아휴직

by Manoh 2024. 8.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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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아이를 낳았을 때 2주 간의 출산휴가와 1달 간의 육아휴직을 가졌다. 덕분에 아이가 50일 정도 될 때까지 와이프와 함께 아이를 봤는데, 따로 도우미는 쓰지 않고 둘이 좌충우돌하며 아이를 돌보면서 많이 힘들었지만 너무나도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덕분에 아이도 완전 신생아 때부터 아빠를 잘 따라서 엄마가 몸조리를 좀 더 편하게 할 수 있었다. 회사 인사이동 등 일정이 겹쳐서 1달 밖에 쓰지 못한 것이 두고두고 아쉬울 따름이었.

 

# 어느새 시간이 지나 우리는 둘째를 갖게 되었고, 서서히 출산예정일이 다가오는 시점에 우리는 다시 육아휴직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우리 회사는 육아휴직을 쓰는것에 관대한 편이라 휴직을 신청하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지만, 문제는 아무래도 육아휴직 급여이다. 24년 8월 현재 기준으로 외벌이의 육아휴직 급여는 1년 간 150만원을 상한으로 국가가 지급해준다. 그나마도 75%인 115만원 가량만 매달 나오고, 나머지 25%는 복직 후 6개월 이후에 나온다. 4인 가구가 한달에 115만원으로 생계를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맞벌이 부부인 경우에는 교차로 육아휴직을 쓰는 경우 일정 조건하에 급여 상한선이 450만원까지 늘어나지만, 우리 와이프의 경우만 해도 첫째를 임신한 후 일을 중단하여 아직까지 육아에 전념하고 있어 해당이 되진 않는다.(이런 부부들도 정말 많을거라 생각한다.) 이런 상황에서 무작정 오래 육아휴직을 쓸수는 없으니 고민이 될 수 밖에 없다.

 

# 다행히 최근 육아휴직 급여의 상한선을 250만원으로 올리는 논의가 진행되었고, 오늘 해당 내용을 골자로한 예산안이 제출되었다고 한다. 국회까지 통과를 해야 확정이 되는 거지만 요즘같은 저출산 시대에 육아휴직 급여의 인상을 반대하기에는 정치적 부담이 클 거라고 생각한다. 또 6개월 이후에 25%를 추가 지급하는 사후지급금도 폐지한다고 하는데 좋은 쪽으로 변화하는 것 같아서 다행이다.

 

# '출산장려'를 위해 단순히 지원금을 많이 주는 것이 궁극적 대안이 될 수 있느냐 하고 묻는다면 그렇다고 대답하기는 힘들다. 대한민국의 저출산 사태는 결혼기피부터 시작하는 전반적인 사회적 분위기의 악화가 근본적 문제라고 생각하고, 이런 분위기를 반전시키려면 국민의 인식 변화가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남녀 성별갈등부터 시작해서 출산과 육아를 희생으로 생각하는 분위기(여성에 국한하는 말이 아니다. 요즘 젊은 부부에게 아이에 대해 물어보면 헬조선에서 아이를 낳는거는 아이에게 못할 짓이라 하기도 하고, 애 키우면서 고생하고 젊음을 허비하느니 애 키울 돈으로 부부끼리 여행다니는 게 낫다고 하는 경우도 있다. 2세를 가져 나의 레거시를 이어가는 것에 대한 가치가 이전에 비해 많이 경시되는 것에 대해 말하고 싶은 것이다.)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한 변화가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 하지만 이러한 인식 변화는 하루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아니고, (솔직히 최근의 사회분위기를 보면 이러한 인식 변화가 일어날 수 있을지도 의문스럽다.) 반면 육아에 따른 금전적 부담은 대부분의 부모가 당장 맞닥뜨리게 되는 어려움이다. 따라서 육아휴직 급여 인상과 같은 단기적 대책도 육아를 하고있거나 하려는 부부에게는 중요한 고려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 나 역시도 내년부터 급여가 250만원으로 인상된다면 육아휴직 기간을 정하는데 있어서의 부담이 줄게 될 것 같아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 아이를 키우는 것은 희생을 요구한다. 희생없이 아이를 가지고 또 키울 수는 없다. 그 희생에 대해 국가에서 조금이라도 신경써주는 것이 고마울 따름이다. 또 아이를 키우는 희생을 거부하는 부부들에게 그보다 열배 백배는 큰 보상을 아이가 준다고, 아이와 함께하는 삶을 살 생각에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행복하니 꼭 한번은 진지하게 생각해봤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해주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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