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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육아

[아빠육아] 반복에 지치지 않는 육아

by Manoh 2024.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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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곧 두돌을 바라보는 우리 아이는 노래하는 걸 좋아하고, 아이스크림(이찌찌라고 한다)을 좋아하고, 아빠를 좋아한다. 요즘 말이 틔여서 엄마아빠가 하는 말을 다 따라하려 하는데 그 모습이 너무 귀엽다. 감정표현도 많이 늘어서 좋다, 싫다부터 시작해서 무섭다, 덥다, 춥다, 귀엽다, 이쁘다 등등 많은 표현을 한다. 감정표현은 곧 자아의 표출이고, 아이가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게 너무 사랑스럽고 기특하지만, 어떤 표현은 고집이 되어 부모를 지치고 힘들게 할 때가 있다.

 

# 아이가 행동하는 것, 표현하는 것이 모두가 옳은 것은 아니기에 부모는 아닌 건 아니라고 선을 그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남자아이의 경우 자신의 행동이 어디까지 허용되는지 끊임없이 그 선을 알아보려는 성향을 가진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가 적정선이 어디까지인지 단호하게 알려줘야 한다. 중요한 건 이 '단호함'의 의미인데, 아이에게 혼을 내고 소리치는 것이 단호한게 아니다. 최대한 말에 감정을 넣지 않고, 간단명료하게 적정선을 알려줘야한다. (특히 남자아이는 메시지만을 명확하게 말해줘야지, 말이 길어지면 이해를 잘 못한다고 한다.)

 

# 최근 있었던 사례를 이야기해보자면, 나는 퇴근하고 바로 밥을 먹는 편이고 아이는 조금 더 놀다가 밥을 먹는다. 와이프가 밥을 해주는 동안 나는 아이와 놀고 있다가 밥이 다 되면 나는 먼저 밥을 먹고 그 다음 아이가 밥을 먹는 순서이다. 그런데 요즘 들어 아이가 내가 밥먹는 내내 옆에 와서 계속 자기랑 더 놀자고 울고불고 난리를 피우는 것이다. 아빠가 좋아서 그런거라는 건 알지만, 다독이는 것도 한두번이지 며칠을 계속 그러니까 짜증이 안 날수가 없더라. 참지 못해서 화도 내보고 억지로 떼어내보기도 하고 했지만 그때뿐이었다.

 

# 그래서 어느 날부터는 마음을 굳게 먹고 아무리 옆에서 아이가 떼를 써도 '아빠 밥먹는 시간이야~ 밥먹고 놀아줄게~' 라는 말만 반복하면서 옆에서 무슨 짓을 하던 밥만 먹었다. 체력적으로도 감정적으로도 힘든 시간이었고, 언제까지 이래야하나 생각하면 아이에게 화가 나기도 했다. 하지만 '아이가 한번에 이 상황을 이해하긴 힘들 것이다. 계속 알려주고 계속 반복하면 아이도 받아들일 것이다' 하는 믿음을 가지며 참고 참고 또 참았다.

 

# 일주일 정도 지나니 효과가 나타났다. 같이 놀다가도 밥이 다되어 아이에게 '아빠 밥먹고와서 또 놀아줄게~' 하고 밥먹으러 가는데 따라오지도 않고 계속 혼자 잘 노는 것이다. 그 때의 감동이란! 아빠가 밥먹을 때는 아무리 졸라도 안오는구나 하는 걸 깨달은거 같아서 너무 기특하고 고마웠다.(솔직히 조금 미안하기도 했지만, 아빠가 밥을 잘 먹어야 또 아이와 놀아주지 않겠는가?) 자기 고집만 피우지 않고 아빠를 생각해준 것이다.

 

# 아직도 아이는 이상한 고집을 피우거나 잘못된 행동을 많이 한다. 아기니까 어떻게 보면 당연한거고, 중요한 건 부모가 어떻게 대처하냐이다.(여기에 대해서도 정말 하고싶은 말이 많다. 요약하자면 '나쁜 아이는 없다. 나쁜 부모만이 있을 뿐이다.') 밥 먹을 때 음식을 바닥에 던진다던가, 서랍에서 위험한 걸 꺼낸다던가, 무턱대고 안아달라고만 한다던가 등 아마 다들 있을 것이다. 나는 이제 그럴 때 화내거나 혼내지 않고 짧고 굵게 이건 안된다고만 말한다. 왜 안되는지 이유도 말하지 않는다. (그건 천천히 알려줄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그게 나에겐 더 나은 방법이었고, 수틀리면 성질내기 쉬운 아빠들에게도 이런 방법을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다. 물론 쉽지는 않다. 속에서는 화가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아이가 원망스럽기도 할수 있다. 하지만 이 힘든 길을 반복하면 반드시 성과가 나온다. 우리 아이들은 그 정도로 똑똑하고 사려깊기 때문이다. 아이를 믿고 한번 참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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