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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육아

[아빠육아] 영상매체에 대한 고민

by Manoh 2024. 8.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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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에게 영상매체를 보여주는 건 늦을수록 좋다고 한다. 반박할 여지가 없는 당연한 소리 같지만, 실제로 육아를 해보면 영상매체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가 더러 발생한다. 영상매체가 가장 큰 도움이 되는건 외식할 때라고 생각한다다. 아무리 아이가 밥을 잘먹고 엄마아빠 말을 잘 들어준다고 해도 어느 시점을 벗어나면 산만해지면 집에 가자느니 나가자느니 하면서 엄마아빠를 괴롭히기 시작한다. 엄마아빠만 괴롭히면 상관없지, 아이가 크게 울고불고하면 주변 사람들에게 민폐다. 와이프만 남겨두고 애기와 미리 나갈수도 없고 밥먹다 중간에 결제하고 나갈수도 없으니 어쩔 수 없이 핸드폰으로 타요를 틀어준다. 타요 덕분에 남은 시간은 조용히 밥을 먹을수 있지만 핸드폰에만 시선을 고정하고 있는 아이를 보면 마음이 불편해지는 건 어쩔수 없다보니 허겁지겁 먹어치우고 다음에는 왠만하면 집에서 시켜먹자고 하면서 후회스러운 마음으로 집에 돌아간다.

 

# 집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 아이는 노래를 듣고 따라 부르는 걸 정말 좋아하는데, 특히 타요 노래를 너무 좋아해서 티비로 타요 노래를 몇 번 틀어줬다. 같이 노래 부르고 춤추는 건 좋은데 어느 순간부터 티비에만 빠지는 게 눈에 띄는 것이다. 입으로는 노래를 따라하지만 뭔가 홀린듯한 눈빛으로 계속 쳐다보고 있으니 '아 이제 티비 보여주는 걸 자제해야겠구나'하는 생각이 당연히 들더라.

 

# 티비를 안 보여주는 게 가장 좋은 걸 알지만, 정말 그러기는 쉽지가 않다. (그렇기 때문에 티비를 끝까지 안 보여주는 부모님들은 정말 대단하고 존경스럽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 나름의 기준을 만들었다. 첫 번째는 영상 노출시간을 어느정도 제한하는 것이다. 우리 아이도 처음 티비를 보여주기 시작할 때는 조금만 심심해도 티비티비 하면서 티비를 틀어달라고 난리를 치더니 이제는 그나마 패턴을 만들어서 밤에 샤워하고 자기 전까지만 잠깐 보여준다. 두 번째는 옆에서 부모도 같이 티비를 보면서 계속 대화를 하려 하는 것이다. 아이가 좋아하는 타요가 나오면 저 차의 이름이 뭔지 물어보고, 숫자공부가 나오면 같이 숫자를 읽어보고, 노래가 나오면 같이 노래를 부르면서 아이가 멍하게 티비만 보지 않게 옆에서 계속 자극을 주는 것이다. 가만히 티비를 보게 하는 것 보다는 그런식으로 상호작용을 해주니 배우는 것도 좀 더 생기고 엄마아빠와의 교감도 늘어나서 나은 것 같다.

 

# 아이가 좋아하는 걸 다 하게 해주는 게 절대 좋은 게 아닌 것처럼 매일같이 티비를 보여주는 것이 좋은게 아니란 것은 안다. 하지만 아이가 티비를 보면서 와이프는 남은 집안일을 하고, 나는 옆에서 같이 책보면서 아이과 상호작용을 해주니 매일같이 전쟁을 하는 것 보다는 낫지 않은가 하는 생각도 한다. 그리고 이렇게 루틴을 만들어두니 아이도 과하게 티비를 보려하지 않고 잘때가 되면 알아서 티비와 빠빠이를 한다. 앞으로도 영상매체에 대한 노출을 조금씩 줄일 방안을 강구해보겠지만, 가족 모두의 평화를 위해서 어느정도 타협을 하는 것도 좋지 않는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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