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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일기

[금주일기] 처참한 실패.. 그리고 또 도전

by Manoh 2024. 9.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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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일기를 쓰고 2주 넘는 시간이 지났다. 그런데 시작하자마자 큰 산을 만나버렸으니, 바로 추석연휴였다. 추석연휴 때 가족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술이 빠질수가 없지 않은가. 우리 장인어른께서도 사위와 술 마시는 걸 좋아하시기도 하고. 다행히 이번 추석은 와이프의 임신때문에 감사하게도 본가와 처가에서 모두 우리 집으로 와주셨고, 간단하게 점심정도 먹고 헤어졌기 때문에 술상이 차려지고 그러진 않았다. 여기까지 와주신게 감사하니 한잔 드려야지~ 하는 핑계를 대며 가볍게 반주를 곁들이는 정도로 끝냈다.
 
# 근데 문제는 추석연휴가 끝난 후에는 다시 술을 줄였어야 했는데 또 예전으로 돌아와버린 것이다. 또 퇴근하고 나면 소맥생각이 나기 시작하고, 머리로 줄여야한다 줄여야한다 다짐을 해도 식탁에 앉으면 홀린듯이 소주와 맥주를 꺼냈고, 또 다음날 아침에 후회하고.. 악몽같은 악순환이 다시 시작되고있다. 이번주 역시 월, 화 저녁 다 소맥을 마셨다. 이 글을 쓰는 지금 나 자신이 얼마나 한심하고 혐오스러운지 모른다. 이 감정을 기록하고 두고두고 후회하기 위해 글을 쓰고 있는 것이다.
 
# 게다가 지난주 금요일 건강검진 때 혈압이 꽤 높은 편으로 나왔다. 나도 이제 적지 않은 나이고, 특히 최근 몇개월 간 이어진 거의 매일같은 음주가 내 몸을 망가뜨리고 있다는게 느껴진다. 간인지 위인지 모르겠지만 그쪽이 쓰린 것 같은 느낌이 최근 자주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 이렇게 건강검진 결과를 초조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는 주제에 아직도 순간의 욕구를 못참고 술을 먹어대는 나 자신이 너무 징글징글하지만, 그래도 다시 또 도전해야하지 않겠는가. 술을 적게 먹는게 아닌, 술을 안먹는 날들을 채워나가야 한다. 매일 소주 한잔씩 먹는게 아닌, 일주일에 한병을 먹더라도 6일은 먹지않는 쪽으로 습관을 만들어나가야 한다. 이 순간의 욕구를 잘 참아내서 술을 '안' 먹는 성공 경험을 쌓아야 자신감이 붙을 수 있을 것 같다.
 
# 야심차게 첫 글을 쓰고 한달도 안되서 이렇게 다시 개판이 되니 스스로에게 정말 부끄럽다. 실패해도 괜찮아라는 마인드보다 실패하면 진짜 큰일난다는 마인드로 접근해야할 것 같다. 실제로 큰일나기도 하고. 곧 두 아이의 아빠가 될 사람이 이렇게 자기관리를 못하는 것 가장으로써 자격미달 아니겠는가. 남은 한주 잘 금주하여 성공경험을 쌓아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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