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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단상

나태지옥에서 벗어나기

by Manoh 2024. 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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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게으름이라는 주제로 글을 쓰고 싶어졌다.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나의 게으름이 어떻게 나에게 안좋은 영향을 끼쳤는지 반성하는 시간을 갖고 싶어서이다. 이번에 찾아보니 기독교적 의미에서 '나태'는 단순히 소극적인 게으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해야할 일을 거부하는 것이라고 한다. 성공하고 경제적 자유를 얻는 것이 나의 '의무'라고 하기는 힘들지만, 내가 간절히 원하고 바라는 바를 이루기 위해 필요한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난 스스로가 나태한 인간이라고 생각한다.

 

# 어렸을 때부터 나는 집에 있으면 정말 공부를 안하는 성격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스스로가 그렇다는 걸 금세 인정해서 공부할 때는 대부분 도서관이나 독서실에 가서 공부를 했다는 것이었다. 숙제나 은행 등 업무를 볼때도 정말 막판까지 미뤄뒀다가 발등에 불이 떨어지고 나서야 행동했고, 심지어 신청기한이 지나서 받을 수 있는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 일이 있을때 마다 미리미리 하지 못한 나 자신을 원망했지만 게으름의 악순환은 쉽게 끊어지지가 않더라.

 

# 회사에 입사하고 결혼을 하면서 안정감을 찾게되자 나태함은 더욱 심해졌다. 퇴근하고 집에 오면 그냥 누워서 유튜브나 보거나 게임이나 하는 의미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게 됐는데, 어느순간 나 자신을 돌아보니 스스로 참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가 성장한다는 느낌이 전혀 없고 하루하루 침잠하고 있는 것 같았다. 아이를 갖고 투자를 시작하면서 이렇게 나태하게만 지내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지만, 말 그대로 생각만 했을 뿐 내 행동이 크게 달라진 건 없었다. 투자를 함에 있어서도 적극적으로 가격의 움직임을 보면서 의사결정을 내렸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존버한다'라는 무책임하고 나태한 판단으로 현재 손실을 입고있는 상태에 이르렀다.

 

# 평생 나를 쫓아온 이 나태함이라는 마약은 아무리 끊고자해도 끊어내기가 쉽지 않다. 몇 년간의 나의 시도를 통해 그나마 나에게 가장 좋은 방법은, 나태함이 찾아오지 못하게 하루를 촘촘하게 루틴화하여 지내는 것이었다. 나는 와이프가 둘째를 임신하면서 또 한번 나태함을 끊어내야겠다는 의지를 다잡았고, 계속해서 나 자신을 루틴화하여 게으름병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면 30분 공부를 하고, 30분은 하고싶은 걸 하고, 1시간 운동을 하고, 출근하면 근무시간 전에 책을 보다가 9시부터 열심히 일하고, 퇴근하면 폰 보지 않고 아이와 놀아주고, 감사일기를 쓰며, 정해진 시간에 잠을 자는 것이다. 지금까지 한 6개월이 지났고 당연하게도 중간중간 다시 나태지옥에 빠져 게으르게 며칠을 허비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그 전과 다른 점은 이제 포기해도 다시 시작하고, 또 시작하고, 또 시작한다는 것이다.

 

# 그동안의 수없이 많은 실패에도 불구하고 나는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증거 중 하나가 지금의 글쓰기라고 생각한다. 마음속으로만 생각하고 게을러서 실행하지 않았던 가장 큰 나의 버킷리스트가 바로 이 글쓰기였기 때문이다. 지금의 1일 1글쓰기도 어쩌면 중간에 어그러지거나, 어떤 이벤트가 생겨 중간에 못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지나간 공백은 공백으로 두고, 다시 시작하는 것이 중요한 것 아니겠는가. 몇년 후 오늘 이 글을 보면서 '그래, 이때 열심히 노력한 덕분에 결국 나태지옥에서 벗어났구나, 장하다' 하고 스스로를 칭찬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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