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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후기

[아재의 게임추천] 몬스터 헌터 라이즈, 썬브레이크

by Manoh 2024. 10.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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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취미가 많은 편이 아니다. 운동이나 독서는 취미 반 자기계발 반의 성격을 띄고 있고, 예전에는 영화나 드라마보는 걸 좋아했지만 요즘은 그렇게 땡기지 않는다. (왜 영화/드라마에 흥미가 떨어졌는지 생각해보면 아마 그 길이 때문인 것 같다. 숏폼 영상에만 익숙해져가는 도파민 중독 때문에 1~2시간 짜리 영상에 선뜻 손이 가지 않는게 원인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리고 예전에 비해 요즘 나오는 영화의 퀄리티가 하향평준화 됐다고 느껴지기도 한다. 여기에 대해서 나중에 기회가 되면 이야기 해보겠다.) 순수하게 내가 나의 재미를 위해서 하는게 무엇인가 하고 생각하면 떠오르는 건 딱 하나, '게임' 뿐이다.

 

# 인터넷에서 널리 퍼진 글 중에 남편의 취미가 게임이라면 거기에 감사해야 한다는 글이 있다. 바이크 같이 위험하지도 않고, 낚시처럼 주말마다 나가지도 않으며, 골프처럼 돈이 많이 나가지도 않기 때문이다. 나도 십분 공감하는 바이다. 주말 내내 게임만 주구장창 하는거만 아니면 밖에 나가지도 않고 집에서 가족들과 같이 할 수도 있으며 돈이 크게 들지도 않는 게임은 여러모로 이점이 많은 취미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억지로 게임을 취미로 만들려고 하지는 말자. 취미는 말 그대로 자기가 '하고싶은' 걸 하는거니까.) 말이 길어졌는데, 나도 게임을 좋아하고 오랫동안 겜돌이 생활을 한 만큼 내가 했던 게임들 중 재밌었던 걸 아재들에게 추천하고 싶어서 글을 쓰는 것이다.

 

# 오늘 처음으로 추천하고 싶은 게임은 캡콤에서 발매한 몬스터 헌터 라이즈, 썬브레이크이다. '라이즈'는 본편이고 '썬브레이크'는 DLC 개념이지만, 만약 본인이 라이즈를 해보고 재미를 느꼈다면 썬브레이크까지 반드시 구매하는 걸 추천한다. 몬스터 헌터의 오래된 전통으로 본편만으로는 볼륨이나 플레이의 다양성 측면에서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DLC를 구매해야 시리즈의 온전한 재미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 나는 몬스터 헌터의 오랜 팬은 아니고, 가장 최신작인 라이즈/썬브레이크로 몬스터 헌터를 처음 접했다. 내가 원래 좋아하는 게임 장르는 오픈월드 RPG 분야이다. 요즘은 집에 있는 닌텐도 스위치로 게임을 자주하는데, 초명작인 젤다 시리즈는 당연히 모두 깼지만 포켓몬 스칼렛/바이올렛은 생각보다 재미가 없어서 손이 안가더라. 그러던 와중 몬스터 헌터 라이즈가 눈에 뜨였고 몬스터 헌터도 워낙 유명한 프랜차이즈이기 때문에 호기심 반으로 구매를 했다. 처음에 적응기간이 있긴 했지만 적응을 마치고 나니 이렇게 재밌고, 또 어떤 점에서는 아재들에게 좋은 게임이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맘에 드는 게임이었다.

 

# 몬스터 헌터에 처음 입문하려 할때의 장애물은 두가지가 있다. 첫번째는 난이도이다. 몬스터 헌터를 처음 해보면 생각보다 난이도가 있다고 느껴진다. 모션은 왜 이렇게 크고 움직임은 왜 이렇게 둔한지, 반면에 몬스터들은 훨훨 날아다니면서 나를 줘패고 있다. 몇번 손도 못쓰고 죽고 나면 재미를 상실하게 된다. 두번째는 불친절함이다. 무기 종류나 아이템 종류는 너무나도 많고 몬스터에 대한 설명도 장황하기만 하지 직관적으로 와닿지 않는다. 밧줄벌레는 대체 뭐고 인혼조는 뭔지, 아이루와 가루크는 또 뭔지 복잡하기만 하다. 공부할게 너무 많다보니 게임할 시간이 많지않은 아재들에게는 벅차기만 하다. 결국 더러워서 안한다는 마인드로 게임을 끄게 될 수 있다. 나 역시 처음에는 그랬기 때문이 충분히 이해가 된다. 하지만 자신있게 말하건대, 이 단점을 극복할 수만 있다면 정말 오랫동안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알게 되는 것이다.

 

# 여기서 내가 게임의 시스템이나 무기에 대한 설명을 하면 글이 끝이 없기 때문에, 내가 생각한 (특히 아재들이 하기에 좋은) 장점을 이야기하고 마무리하려 한다. 이 게임의 첫 번째 장점은 스토리가 없다는 것이다. 명목상의 스토리는 있긴 하지만 사실상 그냥 구색일 뿐이고, 이 게임은 그저 새로운 몬스터들을 때려잡아서 새롭게 장비를 맞추고 그 장비로 또 새로운 몬스터를 잡는 무한루프를 근간으로 한다. 두 번째 장점은 첫 번째 장점에 이어지는데, 한번 할 때의 플레이 타임이 그렇게 길지 않다. 앞서 말했듯이 이 게임은 스토리가 따로 없고 몬스터를 잡으면 한 판이 끝나기 때문에 다른 게임들에 비해 게임을 끌 수 있는 시간이 자주 생긴다. 반례로 위쳐3를 이야기 해보자면, 위쳐3은 스토리도 탄탄하고 오픈월드로 게임의 연속성이 계속 유지되기 때문에 다음 스토리가 궁금해서라도 밤새 할 수도 있는 게임이다. 그만큼 흡입력있고 중독성 있는 명작게임이라는 의미이지만, 가족이 있는 아재들은 그렇게 오래 게임에 시간을 할애할 수 없다. 몬스터 헌터는 궁금해 할 다음 스토리가 없을 뿐더러(사실 이건 게임 자체적으로는 단점이다) 몬스터 한 마리를 잡는 데 길어야 15분 정도 걸리니, 하루에 2판에서 4판 정도 하고 게임을 끄면 딱 적당하게 게임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남은 시간을 아이와 와이프와 같이 시간을 보내면 욕먹을 일도 없지 않은가?

 

# 비록 처음 적응하기에 시간이 걸리고, 그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한번 적응되고 나면 이 게임처럼 끊임없이 새로운 흥미와 도전정신을 주는 게임도 없는 것 같다. 그 전 단계에서 쉽게 깼던 몬스터가 상위 단계에서 난이도가 다시 높아져서 나오면 '한번 잡은 놈인데 또 못잡겠어?' 하는 마인드로 기세 좋게 도전할 수 있다. 그 전에 했던 경험으로 패턴을 파훼하고, 맞아가면서 새로운 패턴에 적응하면서 몬스터를 사냥하면 하루의 스트레스가 확 풀린다. 하루를 순삭시키는 게임보다 매일 조금씩 스릴을 느끼고 싶은 아재 게이머에게 몬스터 헌터 라이즈, 썬브레이크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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