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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재의 독후감] 노트르담 드 파리

by Manoh 2024. 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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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다소 웃기다. 유튜브 '빵송국' 채널에서 곽범이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춤을 춰요 에스메랄다' 넘버를 부르는 영상이 있는데, 생각 외로 너무 흡입력이 있어서 하루종일 듣다가 문득 노트르담 드 파리의 스토리가 전혀 기억이 안난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어렸을때 디즈니 '노트르담의 꼽추' 애니를 본 적은 있는데 콰지모도의 특이한 생김새 말고는 기억나는게 없더라. 갑자기 궁금해져서 밀리의 서재로 읽기 시작했다.

 

# <노트르담 드 파리>를 다 읽고 든 느낌은 스토리가 생각보다 간결하고 비극적이라는 것이었다. 내용을 요약하자면, 에스메랄다라는 아름다운 집시를 욕망하는 남자들의 탐욕에 휘말려 모두가 파멸하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탐욕은 순수하기도 하고(콰지모도), 육체적이기도 하고(페뷔스), 파괴적이기도 하다(프롤로). 그 탐욕의 중심이 된 에스메랄다는 가난하지만 자유로운 집시에서 살인용의자가 되어 결국 비극적인 결말을 맞는다.

 

# 책을 읽으면서 순진하고 사랑스러운 에스메랄다의 비극적인 삶에 마음이 아파왔다. 아이같이 직설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그녀는 사랑을 갈구했을 뿐인데, 자신이 찾아낸 운명적 사랑은 너무나 손쉽게 그녀를 배신했고, 최악의 절망적 상황에서 반전으로 만나게 된 친모는 만나자마자 영원히 이별하게 되었다. 이렇게 짧고 가여운 인생이 어디있는가. 비슷하게 콰지모도 역시 불행한 삶 속에서 유일한 한 줄기 빛으로 만나게 된 에스메랄다를 끝내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함께 같은 결말을 맞이했으니, 당시 혼란스러운 프랑스 사회의 약자들이 맞게되는 비극을 보여주는 하나의 동화같았다. 소설은 마치 희곡처럼 감정적이고 과장된 문체로 적혀있는데, 그런 점이 이 비극에서 나오는 슬픔을 극대화해주지 않았나 싶다.

 

# 내 기억속의 디즈니는 항상 주인공이 역경을 딛고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었는데, 이 애니는 어떻게 나왔었을지가 궁금해졌다. 찾아보니 디즈니 애니에서는 원작과 전혀 다른 결말로 소설보다는 긍정적으로 마무리가 지어졌더라. (최소한 나한테는 해피엔딩이라고 하기는 힘들 것 같다. 에스메랄다는 행복했지만, 콰지모도는 끝까지 행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 어쨌건 <노트르담 드 파리>는 <리틀 라이프> 이후 또 다시 소설이 주는 감정적 소용돌이의 강력함을 느끼게 해준 좋은 소설이었다. 이런 고전 명작 소설들도 틈틈이 찾아서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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